여름즈음의 홋카이도도 좋다고 들었는데 비행기표가 250천원에 떴길래 바로 홋카이도 여행을 잡았다. 아 이때는 9월 초였다.
인천공항 스쿨푸드에서 분식을 점심으로 먹고 비행기 타러 떠남.
삿포로 공항은 사이즈가 아담하다. 요새는 하도 큰 공항을 몇번 가다보니 진짜 적당히 아담한 공항이 편한 것 같음. 크면 너무 이동이 길어서 힘들더라.
코비드 사태 이후로 정말 오랜만에 방문한 일본. 여전히 뭔가 좀 낡으면서 깔끔한 특유의 느낌이 있다.
JR 열차를 타면 아마 삿포로 중심부까지 한번에 갔던 것으로 기억함. 일본 교통카드를 충전해서 써도 되는데 나는 어차피 삿포로에서 차를 렌트할 예정이라 굳이 충전할 필요는 못느꼈다.
뭐 삿포로라고 특별하진 않고 일본 도시 특유의 느낌이 있다. 다만 도쿄나 오사카 같은 거대 도시보다는 확실히 뭔가 여유로운 느낌.
저런 조그만한 건물을 짓는 건물주도 신기하고 저 조그마한 공간을 저렇게 갬성있게 채운 임차인도 신기하고.
빙설의 문(효우세츠노몬)이라는 식당인데 홋카이도의 유명한 식재료인 털게를 먹어보려고 방문했다. 나는 구글지도에서 미리 예약했음. 보니깐 인기도 많고 예약이 빨리 차는 편이라 미리 예약하는 것이 좋을듯.
예약자 리스트를 보니 많은 사람들이 한국인이었다 ㅋㅋㅋ 약간 관광식당인가봄.
메뉴.
다다미 방으로 안내해줌. 진짜 과할정도로 친절한 접객 스타일이었다 ㅋㅋㅋ
메뉴.
나는 털게 코스를 골랐다. 주문하면 이렇게 코스 요리 목록을 줌.
오늘에 사용되는 털게를 요리 전에 보여주심. 아 인당 털게 1마리씩 배정이 된다.
삿포로에 도착했으니 삿포로 생맥을 안시킬 수가 없었다. 뭐 삿포로라고 더 특별히 맛난진 모르겠지만 역시 맛있음.
게살이 올라간 계란찜. 맛은 뭐 그냥 별거 없고 쏘쏘하다.
게 사시미. 왼쪽부터 킹크랩, 스노우 크랩이다.
횟감 선도가 상당히 좋다. 스노우크랩은 아주 부드럽고 달았고 킹크랩은 비교적 쫀득쫀득함. 뭐 게 종류의 차이인지 부위차이인지는 잘 모르겠다.
이런 찜 용기가 나오더니.
스노우크랩 찜. 개인적으로는 좀 덜 익혔으면 더 맛있지 않았을까 싶은데 그냥 맛잇긴 하다.
카니스 라고 우리나라 말로는 게 식초 같은건데 게를 먹을때 찍어먹는 새콤달콤한 소스다. 주로 시큼한 맛이 좀 강조된 소스임.
게 자체가 괜찮은건지 그냥 뭐 어떻게 먹어도 맛있는 편이긴 하다. 뭐 그렇다고 한국에서 먹는 게보다 특별히 더 맛있다? 그런건 아니고 ㅋㅋㅋ 그냥 맛있는 게 딱 그정도.
개인적으로는 게살을 발라내서 카니스에 듬뿍 적셔서 마시는 것을 좋아함.
게살 크림 고로케. 홋카이도산 감자칩, 토마토 소스와 함께 제공됨.
사실 나는 게살 크림 고로케라는 요리를 무슨 맛으로 먹는 건지 도통 이해를 못하는 편인데 여기 고로케도 그랬음. 그냥 흔한 게살 풍미가 크림에 묻혀버린 크림 고로케 맛. 그나마 토마토 소스를 곁들여 먹으니 덜 느끼하더라. 감자칩이 좀 특이했는데 살짝 달달했다. 혹시 고구마 칩인가 ㅋㅋ 내 기억엔 감자라고 하셨던 듯.
메인 요리인 털게찜. 먹기 편하게 반쯤 손질되어 나온다. 사이즈가 그렇게 크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오산이었다. 진짜 털게를 질릴때까지 먹을 수 있음...
별거 아닌 게살 차완무시처럼 보이지만 이 안에 나름 킥이 숨겨져있다. 밤이 안에 있는데 진짜 정말 맛있게 달다. 계란찜에 왜 은은하게 달지 했는데 밤때문이었다. 개 맛있었음.
털게살결은 음 약간 꽃게와 킹크랩을 약간 섞어놓은 질감. 기본적인 질감은 킹크랩이랑 유사한데 좀 더 가늘고 야들한 느낌인데 그래서인지 살결이 훨씬 부드럽다. 킹크랩보다 좀 더 비릿하면서 녹진한 풍미가 나는 느낌이기도 하고 아무튼 맛 자체는 맛있는데 조그만한 게를 까먹다보니깐 너무 먹기가 귀찮음. 반쯤 손질이 되어있음에도 먹다보면 까먹기가 너무 귀찮다. 이래서 킹크랩 먹나보다.
내장을 모아서 살을 좀 넣고 한국식으로 내장 비비밥을 만들어 보았다.
이걸 먹고나니 털게를 왜 먹는지 이해가 됐다. 털게는 내장이 진짜 아주 맛있음. 진짜 내장에 특장점이 있는 게였던 것. 뭔가 다른 게들보다 좀더 녹진하면서 버터리하기도 하고 아무튼 정말 맛있으니 꼭 이렇게 싹싹 긁어서 내장 비빔밥으로 해먹길 추천.
마무리 식사는 우동과 킹크랩 튀김. 차가운 것과 따뜻한 것을 고를 수 있다.
나는 날이 춥지 않아서 차가운 것을 골랐는데 차갑기보단 음 약간 미지근함 정도에 가까웠다. 육수는 정말 매우매우 풍미가 약한 육수. 거의 가쓰오 부시 담궜다가 바로 뺀 맛같은? 아무튼 각종 게들로 입맛이 좀 물려있었는데 되려 이런 평양냉면 같은 라이트한 맛이 마무리해주는데 훨씬 적합했던 것 같음.
유자셔벗과 차. 셔벗이 너무 달지도 않고 맛났음.
뭐 현지인 맛집인지 관광객 맛집인진 모르겠지만 접객이 저어어엉엉말 친절하고 조용히 프라이빗하게 식사할 수 있고 식사 양도 적은 편도 아니고 맛도 충분히 만족스럽고 그에 비해 가격대가 그렇게 높은 편도 아니라 나는 뭐 털게 좋은 느낌으로 먹고 싶으면 빙설의 문 추천한다. 유일한 단점이 있다면 식사시간이 거의 2~3시간 정도 되는데 이게 좀 길게 느껴져서 힘듬.
삿포로의 명물이라는 스스키노의 니카. 밤에 볼때가 확실히 예쁘다. 사진 찍으려는 사람이 많아서 타이밍 잘 잡아야함.
삿포로의 첫날 밤을 그대로 자기엔 뭐시기해서 현지인이 많이 가는 것 같은 술집을 갔다. 뭔가 일본식 오뎅집이 떙겨서 서칭해본 곳인데 이름은 우오키치.
진짜 한국인이 단 한명도 없이 현지인으로 가득찬 술집이었음. 다행히 종업원 중에 영어를 유창하게 하시는 분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요청하니 한국메뉴도 주심.
삿포로에 왔으니 삿포로의 지역 사케도 먹어주고. 나쁘지 않았지만 솔직히 뭐 우리가 흔히 알법한 유명한 사케들과 비교하면 안됨 ㅋㅋㅋ
언젠간 일본어 고수가 되서 저렇게 바테이블을 즐겨보고 싶다.
오뎅 전문점이라 오뎅 이것저것 시켜봄. 사츠마아게, 무, 힘줄 이렇게 주문. 뭐 요새 우리나라 힙한 오뎅바에 비해 맛이 특출난 것은 아닌데 그래도 뜨뜨허고 가벼운게 술안주로 괜찮음.
오토시로 나온 음식들. 아 일본에는 아직도 입장료? 자릿세?를 받는 식당이 꽤 있으니 미리 알아보고 가는 것이 좋다. 그렇게 비싼 편은 아니지만 우리나라 문화에는 좀 거부감이 있을 수 있음. 우리나라처럼 그냥 꽁짜 기본찬을 깔아주는 문화가 아니라 자릿세를 조금 받고 오토시를 주는 문화인 것으로 알고 있음.
아지 나메로우 라는 전갱이 된장회무침인데 개인적으로 좋아한다. 짭조름한데 무겁지도 않아서 술안주로 딱인듯. 가격도 뭐 그렇게 비싼편도 아니다. 여기 전갱이가 예상보다 선도가 꽤 좋아서 맛있게 먹었음.
이거는 우설 오뎅. 짭조름한 소유 국물에 나오는데 음 맛있는 그 구이용 우설을 기대하면 안됨.
과라나 사와. 과라나에 카페인 함량이 높대서 궁금해서 시켜봤는데 음 맛은 레드불을 넣은 사와 맛 ㅋㅋㅋ 맛이 없을 순 없다.
홋카이도 로컬 편의점 브랜드 같은데 나중에 몇번 가보고 안 것이지만 여기는 Hot Chef라는 편의점 요리가 꽤나 괜찮음. 나머지 상품들을 원하면 세븐일레븐, 로손 같은 유명한 브랜드를 가는 것이 더 나음. 홋카이도 여행 1일차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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