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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취미/기타

[코로나 확진 일기] 국방어학원 생활치료센터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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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대규모 모임을 별로 안좋아하고 사람 많은데를 꺼려하는터라 거의 집, 회사, 헬스장만 다니는게 내 삶. 어느날 급 코가 막히고 목이 칼칼해서 재택인김에 PCR 검사나 받아볼까 하고 갔음. 이게 내 첫 COVID-19 관련 PCR 검사였는데 확진일줄이야!!!! 내가 다닌 동선에 다른 확진자도 없어서 어디서 걸린지 역학조사관도 모른다더라.
암튼 확진이니깐 정말 전화로 양성이라고 연락이 빨리 옴. 10시 50분쯤 검사받았는데 16~17시쯤 연락받음.

요새 수도권은 생활치료센터 자리가 없어서 배정을 늦게 받았다. 수요일에 확진되고 토요일에 배정받았으니깐 2~3일 소요된듯. 암튼 여기가 이천에 있는 국방어학원이고 지금은 생활치료센터로 사용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확진자들 집합소라 밖에 못 나가게해서 모든건 방송통제로 이뤄지고 복도에 아무도 없음 ㅎㅎ

룸 컨디션이 어떨까 좀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굉장히 좋다. 그냥 기숙사 1인실이라고 보면되고 침대, 냉장고, 티비, 빨래 건조대, 커피포트 등등 있을건 다있음.

화장실도 꽤나 깔끔한 편. 근데 이거는 전임자가 청소를 잘 해주고가야한다 ㅎㅎ;;

아 여기 단점은 진짜 난방이 풀로 가동되는데 굉장히 오랜 시간이 소요되니 입소하자마자 무조건 난방 맥스로 켜야함 ㅎㅎ;; 진짜 거의 하루를 오들오들 떨었다. 저렇게 이불, 배게, 커버 등등 다줌.

수건, 종이컵, 슬리퍼, 두루마리 휴지, 곽휴지, 고무장갑, 물, 물티슈, 빨래비누 등등 진짜 다줌.

심지어 바디 타월, 면도기, 샴푸, 바디워시, 클렌징폼, 비누까지 정말 엥간한건 다있다보면 됨. 뭐 커피나, 본인이 먹을 것, 화장품 등등은 알아서 챙기면 됨. 대신 나갈때 꽤 빡세게 검사해서 못 가져나가는건 폐기하게 하니깐 잘 생각해서 가져갈 것.

입소하면 이런걸 작성하게 시킴.

요새는 기본이 자가격리로 바뀌었다는데 이때만해도 생활치료센터, 자가격리 선택이었다. 근데 그 생활치료센터도 자리가 많이 부족해서 이렇게 7일간 생활치료센터 생활 이후 조기퇴소해서 집에서 3일격리 이렇게 하는 것을 권장하더라.

이게 입소 첫 날의 점심 및 저녁식사. 소불고기랑 오징어 볶음이 메인이었다. 도시락을 배달해 주는 것 같은데 뭐 퀄이 솔직히 나쁘진 않다. 어차피 코로나 걸리면 후각이 마비되서 미각도 덩달아 둔해져서 단조로운 맛 밖에 못 느낌. 나같은 경우는 단맛, 짠맛 정도만 느껴지더라. 매운 맛은 미각이 아니니깐 당연히 느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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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날 식단. 아무래도 전 국민이 이용하는 시설이다보니 식사가 호불호가 없을만한 메뉴가 많다. 주로 고추장, 고춧가루 소스에 하는 제육이나 닭요리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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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날 식단. 아무래도 비슷한 메뉴군이다 보니깐 이쯤되면 슬슬 질린다. 그래도 저녁식사로 치킨까스가 나와서 정말 너무 좋았음. 내가 튀김을 좋아하는 스탈이 아닌데 와 튀김류 안먹고 살다보니깐 이렇게 땡기는구나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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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째 날 식단. 이정도즈음 되니깐 머릿속에 치킨과 라면밖에 생각이 안난다 ㅋㅋㅋㅋㅋ 진짜 뭐 그동안 먹어온 레스토랑, 스시 등등 이런거 보다 그냥 치킨과 라면만 머리속에 떠다님 ㅋㅋㅋ 진짜 나는 귀찮아서 먹을거를 별로 안챙겼는데 무조건 컵라면 몇개랑 본인이 좋아하는 건 챙기는게 좋을듯하다. 이게 진짜 비슷한 메뉴 계속 먹다보니 좀 물림.



결국 퇴소하고 바로 그날 저녁으로 육개장 사발면과 지코바 치킨을 시켜먹었다 ^^ 결론만 말하자면 시설은 사람마다 좋다의 기준이 다르겠지만 나에게는 저정도면 좋다인듯. 기업이나 정부의 연수원을 사용하는 것 같은데 사실 이러니 나쁠 수가 없다. 좀 답답하긴 한데 뭐 누워서 유투브보고, 넷플보고, 책보고, 맨몸 운동 좀 하다보면 나름 시간 금방감. 암튼 내 후기가 향후 확진자들에게 도움이 되었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