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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취미/기타

[일상] 보늬밤 조림 만들기(영화 리틀포레스트 밤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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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료

- 밤 : 1.8kg ~ 2kg(겉껍질 깐 기준 1.7kg)
- 설탕 : 약 1kg
- 베이킹소다 : 3 테이블 스푼
- 간장 : 2 테이블 스푼
- 버번 위스키 : 3 테이블 스푼


한때 보늬밤 조림 만들기가 유행했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때부터 한번쯤 만들어 보고싶었음. 그걸 몇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한번 해보네 ㅎㅎ;; 그래도 올 가을은 해보고싶은거 하나 했다.

밤은 옥광밤 상크기로 샀는데 밤도 아주 실하고 벌레 먹은 밤도 거의 없어서 그냥 삶아도 맛있었다. 내가 산링크는 아래 있음. 가격도 착하고 배송도 빠르고 품질도 좋아서 남겨본다. 이게 2kg 분량이다. 아 밤은 12시간정도 불리고 껍질까기 작업을 했다. 혹시 도움될까해서 뜨거운물을 넣고 불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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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까기가 노력 기준으로 공정의 한 50~60%정도인데 이게 좀 노동이다. 그냥 밤을 까버리면 별로 안어렵겠지만 속껍질인 보늬를 살리기위해 겉에 껍질만 살살살 벗겨내야함. 까다보니 노하우가 생겨서 장인이 되긴했는데 손도 아프고 시간이 꽤 걸린다.

굳이 내가 찾은 팁을 공유하자면 윗부분을 살살살 칼로 뜯어서 살짝의 공간을 만들고, 칼로 껍질 까듯 하는게 아니라 칼을 매우 짧게 잡고 칼의 맨 앞코를 수직으로 살짝 넣어서 엄지를 이용해서 껍질을 뜯어내는 느낌으로 가면 그마나 속껍질이 다치지 않고 잘 깔 수 있다. 속껍질이 최대한 상처가 없게 까야하는데 뭐 솔직히 살짝의 상처는 내가 나중에 조려보니깐 큰 문제 없더라 ㅋㅋㅋ

나는 겉껍질을 까고나면 있는 잔털들을 이렇게 물에 일일히 닦아서 깨끗한 상태로 만들었다. SNS들 보니깐 나중에 삶고 처리하던데 삶으면 물러져서 되려 털제거가 힘들지 않을까 해서였는데 다 해본결과 그냥 나중에 삶으면 거의 다 떨어진다 ㅎㅎ;; 나처럼 헛수고 하지말고 그냥 제거하기 쉬운 큰 털만 제거하면 됨!

진짜 까도까도 끝이 없단 생각이 들었다. 왼쪽이 까놓은 형태, 오른쪽이 까기전이다. 꼭 목장갑끼고 하길 추천한다. 장비탓 안하는 편인데 단순반복노동이라 장비 풀세팅 하는게 좋은듯...

드디어 다깠다. 이게 겉껍질만 다 깐 형태이다. 이쯤되면 굳이 이 속껍질이 그렇게 필요한가...? 라는 의문이 든다. 프랑스 디저트인 마롱 글라세는 속껍질까지 다 까고해도 형태도 잘 유지하는 걸 보면 속껍질이 형태유지에 필요한 것 같지도 않고 뭐 후기를 보면 속껍질이 씹히는 그런 식감이 있다는데 암튼 과연 속껍질을 살린 보늬밤이 껍질다 깐 밤보다 유의미하게 맛있는지 좀 궁금해진다. 담번엔 마롱 글라세를 만들어 보고 과연 맛차이가 유의미한지 비교해보겠음.

아 껍질 다 깐 밤의 무게를 재놓자! 이 무게를 기준으로 설탕을 50~60% 넣어야 하니깐 꼭 측정하자. 나중에 삶고 측정하면 밤이 물을 먹어서 무거워져서 과대계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함. 나는 1,747g이었음.

겉껍질 다 깐 밤을 베이킹소다 3 테이블 스푼 정도 넣은 물에 또 12시간 정도 넣어두었다. 뭐 보늬의 떫은 맛을 빼기 위한 작업이라는데 과학적으로 검증된 건진 모르겠다 ㅎㅎ 색깔은 정말 엄청나게 빠지긴 하더라. 아마 베이킹 소다 1테이블 스푼이 약 15g 정도 되었던 것 같다. 뭐 1, 2, 3 테이블 스푼 어느 정도든 큰 상관 없는 것 같으니 걍 취향 껏 하자.

베이킹 소다물에 12시간 동안 넣어둔 밤을 그대로 끓인다. 아 이 소다물이 옷등 다른 데 묻으면 이염이 심하게 되니깐 주의할 것!! 주방용 도구들도 플라스틱이나 고무, 실리콘 재질은 이염이 될 수 있으니 쓰더라도 바로 바로 닦아주자.

나는 물이 팔팔 끓고 난후 기준으로 30분정도 끓였다. 뭐 다른 레시피들 보니 20분씩 했다는 레시피도 있으니 이것도 취향것 하자. 끓이다 보면 이렇게 거품이 많이 생기는데 걷어주고 불을 살짝 줄이면 된다. 약불에 끓여도 상관 없고 강불에 끓여도 상관 없는 것 같은데 물이 넘치니 걍불의 60~70% 불을 추천한다.

베이킹소다 물을 버리고 다시 맹물에 끓여준다. 이렇게 점점 검붉었던 물색깔이 연해짐. 이렇게 총 3번을 30분 끓였다. 베이킹소다물에 1회, 생물에 2회.

어느 정도는 주기적으로 저어주는게 좋다고 생각한다. 근데 만져보면 알겠지만 이게 하도 오래 삶아서 정말 강도가 약해진 상태다. 그러니 저을때도 엥간하면 실리콘이나 플라스틱 재질의 도구로 살살살 저어야한다.

이렇게 삶다보면 터지는 친구들이 생긴다. 나는 그래도 진짜 안터진 편이었는데 아마 삶으면서 1~2개, 조리면서 1~2개 정도 터졌던듯? 터진 밤을 넣고 조리면 그 조리는 국물이 탁해진다고 하니깐 터진건 과감하게 먹어주자. 걍 먹어도 달고 맛있다 ㅎㅎ;;

이게 작업이 다 끝난 밤. 언뜻 보면 생밤같다 ㅋㅋㅋ 엄마가 보고 아니 까지도 않은 밤을 왜 조리려고 하니? 이랬음 ㅋㅋㅋㅋ 비주얼이 정말 이쁘긴한데 이 비주얼때문에 속껍질을 살리는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ㅋㅋㅋ






이제 설탕물에 조릴 차례. 이게 설탕양은 취향인데 나는 리틀포레스트의 원래 레시피대로 속껍질깐 밤 무게의 60%인 1,050g을 넣고 해봤는데 내가 단맛에 예민해서 그런지 좀 달다고 느껴졌다. 실제로도 설탕량이 어마무시하다. 뭐 원래 디저트에 설탕량이 사람들이 예상한 것 보다 훨씬 많이 들어가긴 하지만 ㅋㅋㅋ 아무튼 설탕에 대한 결론은 2~3개월 숙성해서 먹으려면 60%, 그냥 즉각즉각 먹으려면 50%가 적당하지 않을까 싶음. 혹은 그냥 당도에 대한 취향차이로 결정해도 되니 걍 50~60% 정도로 취향껏 하자.

내가 만들고 보니깐 설탕이 정말 많이 들어가는데 건강에 좀 걱정이 된다면 설탕을 좀 줄여서 조린 다음에 마지막에 좀 식으면 올리고당을 살짝 넣는게 설탕량도 줄이고 달달함은 비슷하게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아니면 뭐 원당을 쓰거나 자일로스 설탕을 쓰거나? 나 같은 경우는 800g 일반 백설탕, 250g 정도는 자일로스 백설탕을 썼다.

근데 내가 좋아하는 명언이 있긴하다. 음식을 만들때는 칼로리를 생각하지 말고 과감하게 많이 넣고 건강 관리를 하고 싶다면 조금 먹는게 맞다고 ㅎㅅㅎ 어줍잖게 하면 맛도 없고 건강관리도 못함!

물은 어차피 조려질거니깐 밤이 잠길 정도로 넉넉하게 넣자. 적게 넣으면 그냥 더 넣고 조리면되고 많이 넣으면 더 조리면 되니깐 크게 걱정 안해도됨.

조리다가도 이렇게 옆구리가 터진 친구들이 발생한다. 다행히 나는 많지는 않았음. 아 이게 바닥에 들러붙어서 속껍질이 벗겨지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조릴때 주기적으로 살살 저어주자. 먹어 봤는데 그냥 설탕물에 넣은 밤맛임 ㅋㅋㅋㅋ

아마 나는 끓고 난후 기준의 시간으로 1시간 20분정도 조린 것 같다. 조리다 보면 이렇게 윤기가 반질반질 나는 예쁜 보늬밤 형태로 바뀐다.

간장을 넣는게 좋대서 나는 마지막 즈음에 간장 2 테이블 스푼(약 30ml)정도를 넣고 10~20분 조렸고 불을 끄고 나서 위스키 3 테이블 스푼(약 45ml)을 넣었다. 럼을 쓰는게 다수의 레시피 같던데 나는 버번 위스키 특유의 달달한 바닐라 향이 보늬밤 조림에 풍미를 더해줄 것 같아서 해봄. 뭐 와인이든 럼이든 위스키든 아니면 어떤 증류주든 별로 상관은 없을 것 같다 ㅋㅋㅋ

진짜 거짓말같은게 그냥 설탕물에 조린것보다 훨~~씬 풍미가 좋다. 간장을 넣을때만해도 아니 이게 맞나??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간장이 들어가고나니깐 단맛이 살짝 더 부각되고 정말 고소~~한 향이 풍겨옴. 위스키를 더 해주는 것도 확실히 2% 부족한 풍미를 메꿔주는데 좋은 터치인 것 같다. 암튼 이렇게 완성되고 난 시럽은 바닐라 향도 살짝 나면서 고소한 달달구리 풍미가 됨. 취향에 따라서 바닐라 시럽을 넣어도 될 것 같다.

뭐 2~3개월 숙성하면 더 맛있대서 숙성해보려고 병도 삶아서 살균하고 해서 병입했다. 저 병은 네이버에서 그냥 유리 잼병이라고 치면 나오는데서 샀음. 값도 싸니깐 장만하는 것도 괜찮다. 아 오래 숙성하려면 밤이 완전히 잠기게 시럽을 넣어 줘야 한다고 함. 진짠진 모르겠지만 뭐 손해볼 것은 없으니깐 그렇게 했다.

먹어봤는데 아직은 사실 밤이 시럽을 많이 흡수하진 않아서 산뜻한 단맛! 이것도 근데 맛있어서 취향에 따라 이게 맛있을 수 있다. 약간 간장게장을 만든지 오래되지 않아 산뜻한 짠맛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어느 정도 게살이 간장에 절여진 녹진한 짠맛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이런 취향차이랑 딱 비슷하다.

속껍질은 음 솔직히 맛적인 차원에선 크게 도움이 되는지는 모르겠다. 밤의 속살과 살짝의 식감대비 정도를 주긴 하는데 오래 삶는 과정에서 식감이 많이 사라지는 편이라 애매함. 맛적인 측면은 애초에 거의 없고. 아마 비주얼이 예쁘게 나오는데 도움을 줘서 살리는게 아닐까 싶다.

내가 만든지 1주반 되고 먹어봤는데 확실히 밤이 시럽을 머금어서 좀더 녹진한 단맛으로 변함. 그냥 보늬밤 조림만 단독으로 먹기엔 좀 단데 커피나 차랑 먹으면 딱 적당한 당도랄까? 아무튼 이렇게 숙성함에 따라 밤이 설탕과 혼연일체가 될텐데 맛의 완성도가 좀 더 올라갈 것 같음.

암튼 맛을 굳이 평가하자면 상당히 달달하고 고소한 밤향이 풍기는 것 같은 맛. 그냥 먹는 것보다 밤 특유의 향이 더 부각되는 느낌 같긴 함. 근데 솔직히 이렇게 긴 노동시간을 투입해가면서 만들 가치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ㅋㅋㅋ 경험삼아 한번 해보고 사먹는 것을 추천함.

병입을 하고도 이렇게 많이 남았다. 2kg은 확실히 양이 많으니깐 여러 사람 나눠주도 될듯.